2019. 7. 7
지홍은 성당에서 나와 한강대교를 걸었다. 그렇게들 뛰어내리는 다리 옆에 성당이 있다는 것에 웃었다. 기도해도 안되면 뛰어내리라는 걸까. 나는 교회, 성당 모두 안됐으니 뛰어내려야 할까. 음력 3월 15일, 따뜻한 봄 날씨에 보름달까지 떴지만 우중충한 구름들이 장막처럼 하늘을 가렸다.
'손을 펴면 사랑이!'
다리를 반 쯤 건넜을 때 개소리를 봤다. 진짜 개소리다. 내 사랑들은 자고로 다 손에 꽉 쥐고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비처럼 모두 날아가버렸다. 물론 손을 펴도 안날아가는 나비들도 있었다. 나에게서 꿀과 같은 것들을 가져가려는 마음으로. 씨발.
차라리 나는 나방이 아닐까? 가로등 위로 개떼처럼 붙어있는 저것들 말이다. 따라가야할 달빛이 너무 멀리 있는 탓에, 눈부신 전구 속 필라멘트에 마음이 홀린거다. 그러곤 전등 앞 유리판에 막혀버린거지. 막힌 것도 모르고 그 유리에 끊임없이 박치기를 하고 있는거지. 차라리 시골에서 태어날 걸. 그러면 누군가의 따뜻함에 뛰어들어 불타 죽을 수 있었을 텐데. 차라리 그 정도만 살아도 괜찮았을 건데.
달이 제일 밝은 날에 빛은 한 줄기도 보이지 않고, 우중충하게 가라앉은 날개만 젖어있었다.
나는 헤드라이트를 쫓아 발을 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