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가 넘는 회사들에서 서류전형 탈락을 했습니다. 한 곳의 전환형 인턴, 한 곳의 체험형 인턴 면접을 떨어졌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있어 내심 자신이 있었는데 어림도 없었습니다.
1. 지원분야
: 영업(해외>기술>국내), 구매(부품구매>개발구매), 생산(포스코 한 곳)
2. 지원산업 및 기업
: 종합상사(삼성물산, LX), 제조업(현기모, HL만도, HL홀딩스, LG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 및 계열사)
탈락이유 분석 - 나열식의 자기소개서
지금부터 적을 탈락 이유는 저만의 해석입니다. 진실은 모릅니다. 그리고 대부분 제대로된 취준이 처음인 데에서 기인합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회사에서 잘난 사람을 뽑아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고,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다.' (X)
'내가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느꼈다.' (O)
사실 배우고 느낀 것은 어떤 과정의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걸 원하는 듯 합니다. 아래에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잘못된 사례. 코로나이슈대응, 월매출 1200만원을이끌다.
해외구매대행 사업 간 배송 지연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배송 지연의 원인은 코로나로 인한 생산 차질이었습니다. 우선 거래처와 제조사에 입고/생산 일정을 문의하였습니다. 동시에 대만, 미국, 일본의 판매처를 확보해 남아 있는 제품들을 발주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배송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지연된 주문이므로 빠른 배송이 필요했습니다.
각국의 운송업체를 조사하여 물류센터 위치, 운송 방법, 스케줄, 비용, 실제 배송 시간, 소통 능력을 비교했습니다. 대만 판매처는 가까운 광저우의 운송업체를 이용했습니다. 배송 시간이 중요했기에 마진율을 10% 줄이는 대신 항공 운송을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판매처는 거래 경험이 없어 품질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센터의 검수 서비스를 구매하여 문제를 사전 예방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상 배송 기간을 17일에서 8일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품목은 좋은 리뷰를 받아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사업은 개시 2달 만에 월 매출 1200만 원을 달성했습니다.
글로벌 소통 능력과 문제 해결력을 활용해 납기(D)와 품질(Q)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어떠한 문제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현대모비스 원자재구매 전문가로 성장하겠습니다.
경험과 능력에 집중한 케이스입니다. 본 경험에서 배우거나 깨달은 점을 적기보다, 내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어필합니다.
나아진 사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코로나19.
해외구매대행 사업 간 코로나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 경험입니다. 당시, 아무런 소식 없이 제품 납기가 일주일 늦어진 적이 있습니다. 중국 판매처에 문의해보니 현지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판매처를 찾아다녔습니다. 인근의 적절한 물류업체도 찾아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거래해 보는 판매처이므로 품질이 확실하지 않아 물류업체의 검수 서비스도 이용하여야 했습니다.
다행히 적절한 업체들을 찾아 납기가 크게 늦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해당 제품은 2개국 3개 업체에서 공급받아 납기에 지장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본 경험은 OOO의 구매 직무 인턴에 진지하게 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산 디스플레이의 원가 우위 등 세계에서 다양한 원자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글로벌 물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겪은 문제와 배운 점에 집중한 케이스입니다. 내가 얼마나 뛰어난지보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집중합니다.
9월 대규모 채용에서는 내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집중해서 글을 썼습니다. 영업이나 구매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설명하고, 그에 맞는 경험과 능력을 어필했습니다. 그리고 다 떨어졌습니다.
붙은 회사들은 주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 회사/직무/업계/산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에 집중한 회사들이었습니다. 위 예시처럼, '공급망 관리를 잘 했다!'가 아니라 '공급망 관리가 이만큼 중요한 것을 안다!'를 설명한 것이죠.
한편으로는 자기소개서의 형식에 집중해서 글을 쓰다보니 자꾸 엇나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 자소서의 질문들은 정말 구체적이거든요. 예를 들면, '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세요.' 같은 느낌입니다. 소통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어쩌면 정말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당연한 일들을 있어보이게 적으려다보니 뭔가 글이 어색해지더군요.
... 라고는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제 스펙을 보면, 뽑아놓으면 얼마 있다가 어딘가 홀연히 떠나버릴 것 같거든요. 거울 속 제 자신도 그렇구요. 조금 막막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런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으면서도,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게 처세술인 만큼 이것도 눈 딱감고 스스로를 속여야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2024년 하반기 취업시장이 정말 불황이었고, 2025년 상반기도 불 보듯 뻔하지만 남탓만 하고 살 수는 없겠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