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든 우리의 삶은 영화 같다. 아니라고?
트루먼쇼를 즐겨보던 경찰관 아저씨도 결국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재밌어했다. 어느 새 트렌드가 되어버린 관찰예능이 다 그런거지. 오히려 우리 삶보단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 메이슨처럼 의붓아버지가 술병을 집어던지는 일은 방구석 1열에 나오지 않으니까. 파란만장한 것만 재밌는 것도 아니다. 삼시세끼가 잘나가는데엔 이유가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소년의 인생을 영화로 만듦으로써 우리 모두의 삶을 영화로 만들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진 않았다. 열심히 뛴 올리비아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라톤의 기원이 된 페이디피데스는 그래서 죽은 걸지도 모른다. "무언가 더 있을 줄 알았어!"
당연하지만 주연 없는 영화 없고, 조연 없는 영화 없다. 나의 배역이 뭔지 몰라 일단 열심히 해봐야하는게 뭐같긴 하지만, 그게 어쩌면 인생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이 글처럼 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 문장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 하다보니 어려워졌다. 그냥, 이말년이 말한 것처럼 '대충하고 견적봐서' 미쳐야겠다. 심지어 열심히 했음에도 견적이 안나오면 남은 필름은 대충 채우자. 마지막 문단을 이렇게 마무리 짓는 나처럼. 그것도 나름 영화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