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키보드를 두 개 샀습니다. 하나는 게이밍 기기로 유명한 레이저(Razer)의 '오나타 v2' 제품이고, 하나는 큐센의 'DT-35' 제품입니다. 가끔 이렇게 컴퓨터 액세서리를 사면 일할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아무쪼록 리뷰 시작합니다.
1. 레이저 오나타 V2 (Razer Ornata V2) 후기
첫번째로 산 제품은 레이저의 오나타 V2입니다. 원래는 조용한 제품을 찾고 있었는데, 집 앞 일렉트로마트에 키보드를 보러 갔다가 사게되었습니다. 찰칵거림과 함께 느껴지는 쫀득한 타건감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가격은 119,000원으로 네이버 최저가보다 2만원 가량 저렴했습니다. (가끔 일렉트로마트가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할 때가 있습니다.) 해외직구 시에는 약 9만원에 구입 가능하지만 저는 성질이 급해서 그냥 구입했습니다.
장점.
손목받침대(팜레스트)는 부드러운 인조가죽입니다. 얇아서 내구성이 아쉬울 듯 하지만, 사용감은 좋습니다. 키보드 본체와 자석으로 연결됩니다. 타건감은 역시나 좋았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멤브레인에 기계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하덥니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느낌이 묘하게 매력적입니다. 타건음은 청축처럼 클릭 사운드이며, 소리가 작은 편은 아닙니다.
LED는 게이밍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Razer Synapse 라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우측 상단의 멀티미디어 키, 특히 볼륨 버튼은 생각외로 정말 편하게 사용하고 있고요. Hypershift 같은 기능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이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단점.
생각보다 키압이 높았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K662 광축 리니어'보다 많이 높아서, 은근히 부담이 됩니다. 게이밍 시에는 구분감이 좋아 장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일반 버튼에서도 위치 별로 클릭킹 사운드와 키압이 다르기도 합니다. 멤브레인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요. 멤브레인 주제에 비싼 가격도 덤입니다.
결론.
독보적인 타건감 하나로 가격을 포함한 모든 단점을 만회할 수 있는 키보드. 팜레스트는 덤.
2. 큐센(QSENN) DT-35 후기
두번째로 산 제품은 큐센의 DT-35입니다. 1998년부터 생산된 유서깊은 키보드죠. 무접점 키보드를 찾는 중에 지인의 권유로 속는 셈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쿠팡 기준) 14,600원입니다.옛날에 피시방 가면 있던 그 키보드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대표적으로 이영호 선수가 있겠습니다.
장점.
오래된 멤브레인 키보드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상 이상의 타건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윤활이 되어 출고되는지 스태빌라이저는 균일했고, 키압 또한 만족스러웠으며, 조용했습니다. 소위 '보각거림'을 들려드리고 싶은데, 휴대폰 마이크로는 그 느낌이 나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어쨋건 무접점 키보드의 욕심이 깔끔히 사라질 수 있었어요. 취향따라 옛 것 그대로의 디자인도 좋아하실 수 있겠네요.
싼 가격도 크나 큰 장점입니다. 기계식키보드 하나 사려면 5만원에서 10만원은 줘야하는 세상에, 14,600원은 키보드 더러워지면 새 제품 꺼내도 될 것 같은 가격입니다.
단점.
레트로하다 못해 올드한 디자인은 촌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궁서체 한글 각인은 정말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디자인에 따라오는 키 배열도 가끔 어색합니다. 요즘 배열과는 다른 l자형 엔터, 짧은 백스페이스, 한자, 한영 키, 이름 모를 오른쪽 Ctrl 왼쪽 키(...) Fn 키를 이용해서 볼륨 조절 같은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 부분들에 있어 적응이 조금 필요합니다.
사소하지만, 넘버락 지시등이 너무 밝습니다. 신경쓰여요.
결론.
14,600원짜리 무접점 키보드 대체제.
키보드 찾느라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이 좀 있는데요, 다음 글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