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던전앤파이터를 좋아하지 않지만, 옛날 생각에 가끔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난 특히 결투장을 좋아해서 옛날부터 김현도를 좋아했다. 그 시절 김현도의 스트라이커. 나는 현질할 돈이 없어 쳐다도 못 본 직업이라 텔레비전 앞에서 대리만족하곤 했다. 그랬던 김현도가 정장을 입고 마지막 방송을 찍었다.
깊은 감성에 잠길 만큼 그를 열렬히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얘들아 잘 먹고 잘 살아. 나도 잘 먹고 잘 살게"라는 말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모두가 휴대전화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고서부터 이런 말은 전파 위로 사라졌으니까. 그럼에도 이 말이 가끔 쓰이는 곳이 있는데, 그게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접속만 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찾아올 수 없지 않은가. 개인적인 연락처를 주는 경우가 아닌 이상은.
인터넷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그래서 좋고, 그래서 적적하다. 15살, 롤에 푹 빠져 있었던 그 때 나에게 유일하게 생일선물 하라며 오천원 문상을 보내줬던 제비라는 친구 잘 사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웹툰 그릴거라고 했었는데 지금쯤 작가 됐으려나. FPS 게임 공략 올리면서 서로 댓글 달아주곤 했던 우리해군과 치즈님은 잘 살고 있으려나. 내가 즐겨보던 블랙빈디님, 슬라임님, 킴스마님 다들 잘 지내셨으면. 가끔 채팅했던 하얀고양이님도.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수십명의 이웃분들과, 함께 게임했던 팀포와 카스소스의 사람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현도 마지막 방송 보는데 문득 생각나서 써봤다. 비슷한 맥락의 영상 하나 더 올리면서 글 마치겠다.